[Korean Poem] 한글 (Hangeul)
- mariakang07
- 2024년 10월 2일
- 2분 분량
최종 수정일: 2024년 10월 3일
(이 시는 제 24회 여주 전국 세종대왕 백일장 제출작입니다. This poem was submitted to the 24th Yeoju-si King Sejong the Great Writing Contest)
기와 그늘 아래 한가로운 치맛자락
내리쬐는 태양 아래 치열한 땀방울
또 저자를 오가는 활기찬 발걸음
서책 속 작은 하늘을 덮은 간결한 먹자락은
그저 다름을 감싸안는 닮음
한 자에 담은 것은 늦은 밤의 피로
또 한 자에 담은 것은 임을 향한 염려
다른 한 자에 담은 것은 산과 강에서 뛰노는 아이들
태산같은 어둠에 삼켜진 밤
문틈새로 비치는 호롱불빛 녹아들어
빛나라, 이 땅의 산, 이 땅의 강, 이 땅의 아이들아
시인의 변:
자신의 백성들이 신분고하와 상관없이 배우고 익히기를, 그리고 배움과 앎을 통해 빛나고 재능을 발휘하기를 바라셨던 세종대왕의 염원을 담은 시입니다. 기와 그늘 아래 한가로운 치맛자락은 읽고쓰기를 배우기 쉽지 않았던 양반가의 여자들을 뜻하고 내리쬐는 태양 아래 치열한 땀방울은 삶이 바빠서 배우지 못했던 농민들을, 그리고 저자를 오가는 활기찬 발걸음은 당시 전문 지식인이었지만 양반들에게는 괄시 받았던 중인들을 뜻합니다. 이 사람들은 모두 다른 배경과 계급의 사람들이지만 한글이라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문자를 통해 배우며 하나가 됩니다. 또한 붓으로 써서 굵기의 차이를 가지고 있던 한자와 다르게 한글은 마치 나뭇가지로 쓴 듯 굵기의 차이 없는 단출하고 간결한 문자였습니다. 이것은 붓을 구하지 못하는 백성들이라도 나뭇가지 등의 간단한 도구로 쓸 수 있게 계획하신 세종대왕의 안배라고 해석될 수 있습니다.
다음 문단에서는 늦은 밤 훈민정음을 집필하시는 세종대왕님의 모습을 담아봤습니다. 늦은 밤 호롱불 하나 켜두고 뒤숭숭한 생각 (조선의 앞날에 대한 걱정, 부인이신 소헌황후에 대한 미안함) 등을 하고 계시는 세종대왕 님께서 앞으로 나아가도록 도와준 것은 집필하신 훈민정음을 통해 나라의 백성들과 아이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생길 것이라는 희망이었을 것입니다. 당시 명나라의 횡포를 감당하며 태산 같은 어둠에 삼켜졌던 조선의 미래가 한글, 혹은 다름을 감싸안는 닮음, 이라는 호롱불을 통해 밝혀지며 더 많은 기회를 위한 불씨가 타오르기를 바라시기도 하셨을 것입니다. 어느 늦은밤 호롱불을 하나 키시고 늦게까지 집필하시는 세종대왕 님의 모습을 마치 혼란하고 어두운 정세에 불을 밝히는 불씨로 묘사하며 꿈꾸시던 평등한 배움의 기회와 함께 묘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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